지난번에 이어 "좋은 아빠의 12가지 조건" 나머지 사항에 대해 또 단상을 늘어놓고자 한다.
4. 애정 표현하기 : 표현하는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비단 부모-자식간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모든 관계에 있어 내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필수인 시대다. 나와 같은 대부분의 80, 90년대생들은 다소 보수적인 부모 밑에서 자라왔을텐데 선진국 미국 등과는 달리 우리들은 감정과 생각을 표현함에 있어 항상 조심스럽고 인색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러한 세대 속에서도 자녀교육에 어느 정도 깨어있는 부모 아래 자란 친구들이 남들보다 좀 더 자연스러운 태도로 표현하는 것을 많이 봐왔다. 내 아이도 그렇게 표현에 적극적인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대중인물 중에는 오은영 박사를 보며 그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내가 주는 사랑의 표현만큼 이 아이의 표현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믿는다. 웃는거 우는거 상관없이 모든 희로애락을 가족에게, 또한 인연이 있는 모든 이에게 잘 표현하는 아이가 되길 바란다. 어른이 되면 표현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 많은데 어릴 때부터 표현이 익숙한 사람이 되어 기운이 밝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한 소망이 있기에 현재 내 아이에게 최대한 표현하고 교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표현에 서툴거나 말이 없는 부모가 되기보다는 아이에 대한 마음을 아낌없이 표현하는 부모가 되자. 사랑하는만큼 사랑한다고 얘기해주자.
5. 공평하기 : 지난 날을 돌아보면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라는 것을 뼈 저리게 느낀 곳이 바로 군대 시절이었던 것 같다. 돈이 많든 적든, 키가 크든 작든 모든 배경을 차치하고 이병이란 타이틀로 모두가 평등하게 시작하는 조직이다. 그것을 깨닫기 전에는 사람 간에도 등급이 있다고 어린 나이에 교만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러나 그 때와 다르게 지금까지도 내가 겸손을 미덕으로 삼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그렇게 군대에서 크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세상에 대한 편견보다는 공평한 시선을 가질 수 있도록 스스로 깨닫기 전에 부모로서 이끌어주자. 내 아들은 나에게 지구, 아니 전 우주에서 제일 예쁘고 소중하고 특별하지만 아이를 예뻐하는 그런 마음 때문에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할 마음가짐이 과잉된 자의식으로 표출되거나 하면 안될 것이다. '너가 소중한만큼 세상의 다른 존재도 소중하다' 라는 전제를 잊지 않게 도움을 준다면 항상 사랑을 주고받을 준비가 되어있는 멋진 아이가 될거라 믿는다.
6. 신나게 놀아주기 : 스스로를 돌아보니 웃는데 있어 예전보다 훨씬 더 자연스러워졌다는 걸 느끼는 요즘이다. 아들과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놀아주다보니 웃을 때가 예전보다 확실히 많아졌다. 놀아줄 때는 사실 체면같은 건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아이와 놀아줄 때는 아이가 즐거울 수 있기만을 오롯이 바라고 집중하기 때문에 나조차에게도 변화를 가져온게 아닌가 싶다. 조금은 퉁명스러운 말투의 나였지만 주변 모든 이에게 내 아이를 대하듯이 즐거운 기운을 내뿜는 사람이 되어보자고 아이에게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다짐을 해본다. 놀 때만큼은 항상 지금처럼 계속 아이의 눈높이에서 신나게 놀아보자.
7. 존중하기 : 내 아이가 예쁜만큼 인격적으로 존중해주는 것은 당연하다. 앞서 5. 문항에서 언급했듯이 모든 인간은 평등하고 존중받아야 하는데 하물며 사랑하는 내 가족을 존중하지 않고 무시하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된다. 나는 어떠한 행동들을 마주쳐도 보통은 '아 그럴 수 있지.' 라는 마음으로 이해심 넓게 넘어가는 편이다. 사랑하는 내 아내에게도 사소한 것부터 웬만한 모든 것들을 존중하려고 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것을 강요하기보다는 그녀가 좋아하는 것에 더 맞춰주는게 맞다고 생각하고 혹여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어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항상 되새기며 이를 추궁하려 들지 않는다. 그녀 자체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녀는 나에게 최고로 존중받아 마땅한 존재이며 무슨 일을 겪더라도 영원토록 존중해줄 것이다.
이처럼 내 아이에게도 역시 그러한 비슷한 마음으로 대하고자 한다. 설령 합당하지 않은 부분에 있어서도 아이가 왜 그렇게 행동했을지를 항시 입장을 바꿔 생각하며 그 마음을 존중하는 자세를 잊지말자. 인격적으로 존중 받고 있다는 마음을 갖게끔 만들어주고 그에 따라 자존감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아이가 다른 이를 대하는 태도 역시 비슷하게 따라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오냐오냐 키우는 것과는 다르다는걸 꼭 명심하면서.
8. 믿을만한 모습 보이기 : 돌이켜보면 내 정체성에 대해 어떤 확고한 방향을 제시해준 멘토가 딱히 없었다는게 아쉬운 지점이다. 멘토는 뭐 스스로 찾기 나름이긴 하니 내 과오도 있지만. 그러한 아쉬움을 담아 내 아이에게 어느 정도는 삶에 있어 등대가 되어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가 온전히 나를 믿고 의지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에게 믿음을 주기 위한 세 가지로 확고함 / 쌍방소통 / 약속지키기가 있겠다. 한살 한살 아이가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쉽지만은 않겠지만 아이가 나아가는 길에 대해 명확하게 방향을 설정해주는 아빠가 되도록 노력하자. 그러한 과정에 있어 일방적이기보다 논의가 중심이 되어야 할 것이고, 부모이자 스승이자 친구로서 서로 소통하려고 애써보자. 또한 약속한 바에 대해서는 어김이 없는 아빠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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